사랑이 깊어지면,
결국
같이 있는 “시간”보다,
같이 살아갈 “방식”을
생각하게 된다.
그날 이후,
현우와 아리아는
조금씩 더 자연스러워졌다.
특별한 약속 없이도 만나고,
말 없이도 시간을 보내고,
각자의 하루 속에
서로가 들어가 있는 상태.
어느 날,
현우가
조용히 말했다.
“…아리아.”
“…네.”
“…요즘 생각해요.”
아리아가
고개를 들었다.
“…뭐요.”
현우가
잠깐 망설이다가 말했다.
“…이렇게 계속 가면,”
짧은 숨.
“…어떻게 될까.”
그 질문.
가볍지 않았다.
아리아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그 대신,
조용히 물었다.
“…당신은 어떻게 되고 싶은데요.”
현우는
잠깐 생각했다.
그리고,
“…같이 살고 싶어요.”
짧은 말.
하지만,
이번에는
전혀 가볍지 않았다.
공기가
잠깐 멈췄다.
아리아의 눈이
조금 흔들렸다.
“…지금 말하는 거예요?”
현우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짧은 대답.
“…지금 당장은 아니고.”
잠깐의 숨.
“…나 준비되면.”
그 말.
이상하게
현실적이었다.
아리아가
조용히 말했다.
“…언제쯤요.”
현우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그 대신,
“…학교 좀 안정되고,”
“…일도 좀 더 자리 잡고.”
짧은 숨.
“…그때요.”
그 말은,
약속이 아니라
방향이었다.
아리아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짧은 대답.
“…그거면 충분해요.”
현우가
그녀를 봤다.
“…괜찮아요?”
아리아가
작게 웃었다.
“…지금은 같이 있는 게 더 중요하니까.”
그 말.
현우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잠깐 후,
아리아가
조용히 말했다.
“…나도 생각해요.”
현우가
고개를 들었다.
“…뭐요.”
아리아가
천천히 말했다.
“…변호사 되고 나면,”
짧은 숨.
“…어디서 살까.”
현우가
작게 웃었다.
“…벌써요?”
아리아가
웃었다.
“…상상은 할 수 있잖아요.”
현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맞죠.”
짧은 침묵.
그리고,
아리아가
조용히 말했다.
“…같이 살면,”
“…조용한 데가 좋겠어요.”
현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요.”
짧은 대화.
하지만,
그 안에는
이미 “우리”가 있었다.
그날,
우리는
처음으로
미래를
같이 얘기했다.
확정된 게 아니라,
가능성으로.
하지만,
그게
더 진짜였다.
잠깐 후,
아리아가
현우 어깨에 기대었다.
“…현우.”
“…네.”
“…우리 잘 가고 있는 거죠.”
현우는
바로 대답했다.
“…네.”
망설임 없이.
“…아주 잘.”
그날 밤,
우리는
특별한 걸 하지 않았다.
그냥,
같이 앉아 있었다.
말 없이.
하지만,
그 침묵이
더 깊었다.
사랑은,
항상 뜨겁게 타오르는 게 아니라,
이렇게
조용히 이어지는 거였다.
그리고,
그게
가장 오래 간다.
사랑은,
어느 순간
확인하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
그냥,
알게 된다.
그날,
우리는
특별한 계획 없이 만났다.
늘 그렇듯,
자연스럽게.
현우의 방.
노트북은 닫혀 있었고,
핸드폰도 조용했다.
그냥,
둘만 있는 시간.
아리아가
창가에 앉아 있었다.
저녁빛이
조용히 들어왔다.
현우가
그 모습을 보고 있었다.
말 없이.
“…왜 그렇게 봐요.”
아리아가
웃으며 말했다.
현우가
작게 웃었다.
“…그냥.”
짧은 대답.
“…좋아서요.”
이제는
익숙한 말.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달랐다.
현우가
천천히 말했다.
“…아리아.”
“…네.”
“…나 요즘.”
짧은 숨.
“…행복해요.”
그 말.
조용히 떨어졌다.
아리아가
잠깐 멈췄다.
그리고,
“…나도요.”
짧게 말했다.
잠깐의 침묵.
현우가
천천히 말했다.
“…이거 오래 가고 싶어요.”
아리아가
고개를 들었다.
눈이
조금 흔들렸다.
“…얼마나요.”
현우가
잠깐 웃었다.
“…오래.”
짧은 대답.
“…가능한 오래.”
아리아가
그걸 듣고
천천히 다가왔다.
이번에는,
망설임 없이.
현우 앞에 섰다.
“…그럼 약속해요.”
현우가
고개를 들었다.
“…뭐요.”
아리아가
조용히 말했다.
“…도망 안 가기.”
짧은 말.
현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약속.”
아리아가
작게 웃었다.
“…나도.”
그 순간,
말보다
더 많은 게 오갔다.
설명 없이,
확인 없이,
그냥
서로 알고 있는 상태.
아리아가
천천히 현우에게 기대었다.
현우는
그걸 받아들였다.
손을 올리지 않아도,
붙잡지 않아도,
그대로 있어도
충분했다.
“…현우.”
“…네.”
“…나 이거 좋아요.”
“…뭐요.”
“…이 상태.”
짧은 말.
하지만,
완벽한 말.
현우는
작게 웃었다.
“…나도요.”
밖에서는
토론토의 밤이 흐르고 있었다.
차들이 지나가고,
사람들이 각자의 하루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그 속에서,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그게
가장 많은 걸 하고 있는 순간이었다.
시간이
천천히 흘렀다.
아리아가
눈을 감았다.
현우는
그걸 보며
조용히 생각했다.
“이걸로 충분하다.”
사랑은,
완벽해서가 아니라,
이렇게
편해서 오래 가는 거였다.
그리고 그날,
우리는
누가 먼저 말하지 않아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 사람이다.”